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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

헌릉·인릉 학술이야기

태종우 이야기

조선 왕조의 기반을 닦은 태종

조선 3대 임금인 태종은 아버지 태조를 도와 조선을 건국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으며, 권력 획득을 위한 분란의 소용돌이가 거셌던 조선 초기에 그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를 차지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1400년 왕이 된 후 17년 10개월의 재위 기간 동안에는 중앙제도와 지방제도를 정비하여 왕조의 기반을 닦았으며, 많은 치적을 남겼다.

비로 내리는 태종의 영혼

이러한 그의 말년에 하나의 일화가 전해진다. 태종 말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온 나라가 바짝바짝 타들어갔다고 한다. 태종은 눈을 감으면서도 가뭄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이 염려가 되어 “내가 죽으면 마땅히 상제께서 비를 내리시도록 청하여 우리 백성들의 근심을 덜어주리라.”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러자 하늘에서 바로 비가 내려 오랜 가뭄이 풀렸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 뒤부터 태종이 승하한 날인 음력 5월 10일이 되면 항상 비가 내렸으므로 이 비를 ‘태종우(太宗雨)’라고 불렀다고 한다.
태종우와 관련된 일화는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의 5월조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태종이 임종을 맞이할 때 세종에게 "현재 가뭄이 심하니 내가 죽어 영혼이 있다면 이 날 비가 오게 하겠다."했는데, 그 뒤 기일마다 비가 왔고 이 비를 태종우(太宗雨)라 했다.

치세를 이룬 태종의 헌릉에는 다른 왕릉의 두배나 되는 석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치세를 이끈 왕에 대한 기억

농촌에서는 태종우가 오는 해에는 풍년이 들 징조라고 하였다. 태종우는 200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해인 1591년(선조 24)부터 멈췄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이를 일컬어 태종의 전쟁에 대한 경고라고 전하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이러한 나름의 방식으로 조선 초기 왕조의 기틀을 닦은 왕을 기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