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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으로서의 조선왕릉

조선왕릉의 조형 예술적 가치

조선왕릉은 전체 형태나 석물의 예술적 표현에서 고유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중국이나 일본의 능묘와 견주어 알 수 있듯이 조선왕릉의 봉분 축조방식이나 각종 석물배치는 주변나라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문무석인의 조형이나 병풍석과 난간석은 조선왕조 조형예술에서 달성한 독특한 경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홍살문에서 향로·어로를 따라 이어지는 정자각의 단순하면서 절제된 건축형태는 조선왕릉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엄숙하고 독특한 조형세계이다.

풍수 이론에 대한 고유한 해석

풍수 이론에 대한 조선 고유한 해석과 적용도 조선왕릉이 보여주는 문화적 특징이다. 조선왕릉에 적용된 풍수이론은 한반도의 지리특성이 고려된 조선 고유한 방식으로 구현 되었다. 중국처럼 지리적 약점을 인공적인 구조물로 보완하려는 방식 대신에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리면서 그 조건에 구조물을 맞추어나가는 자연친화적인 방식을 선택하여 그 가치와 독창성을 더한다.

조선왕릉과 함께 하는 기록 문화

조선왕릉과 관련한 풍부한 기록물 역시 주목할 가치이다. 능원을 조성하면서 작성한 산릉도감의궤는 석물의 배열이나 정자각의 조성과정은 물론 산릉조성을 위해서 흙을 지어 나르는데 참여한 단순노역자의 이름까지 작성한 모든 문서가 남아있다. 산릉도감의궤는 왕릉이 만들어졌을 때의 모든 내용을 기록으로 전하고 있다. 따라서 설령 왕릉 중 일부가 불의의 사고로 훼손되거나 본래 모습을 상실했다고 해도 이들 의궤를 통해서 원래 모습으로 복구하는데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 산릉도감의궤라는 뛰어난 기록물이 있음으로써 조선왕릉은 그 물리적 진정성을 견지할 수 있으며 이것이 조선왕릉이 갖는 고유한 가치의 또 다른 면이다.

6백년을 이어온 왕실의 제례

1910년 조선왕조가 막을 내렸을 때 왕릉의 제례 역시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운 여건에 처했다. 그러나 전주이씨 대동종약원이 어려운 소임을 맡아서 제례를 계속해 나갔으며 그것은 21세기에 접어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주이씨 대동종약원은 왕릉 제례 외에도 종묘제례도 주관하면서 조선왕조의 무형적인 문화전통을 계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