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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관리

보존관리

조선왕릉 원형의 보존

조선왕릉의 관리는 조상숭배라는 사회 윤리적 가치 중시의 영향으로 『경국대전』과 『국조오례의』 등 이론적 관리지침에 따라 어느 역사공간보다 철저히 관리되어 왔다. 특별한 관리를 위해 관리인인 능참봉과 관리시설인 재실과 수복방을 두는 등 관리 및 보호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 또한 해방 이후에는 정부기구 조직에 조선왕릉을 관리하는 문화재관리국이 설치되면서 체계적인 관리가 지속되어 현재까지도 조선시대의 원형 모습이 잘 보존되어 오고 있다.

능역에 대한 관리는 조성 당시부터 21세기인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능역의 지형지세는 대부분 그대로 잘 유지되고 있다. 특히 여러 개의 능이 군집을 이루는 동구릉, 서오릉 등은 넓은 면적과 지형이 잘 보존되어 경관에 있어서 완전성이 높다. 또한 능의 가장 핵심적인 능침공간은 대부분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왔다. 능침공간의 석물들은 화강암이라는 재료의 속성상 영속성이 높아 현재까지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오고 있으며, 목조라서 훼손되기 쉬운 정자각, 비각 등의 시설물들은 전문 연구자와 기술자에 의해 지속적으로 보수 및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능침 주변으로는 왕릉의 대표적 전통수목인 소나무를 잘 가꾸어와 왕릉의 경관이 잘 보존되고 있다. 일부 왕릉에는 지당이나 재실 등 소실된 시설들도 있지만 이전에 기록문헌 연구와 발굴조사를 통해 복원된 경우도 있을뿐더러, 기록문헌이 잘 남아있어 향후 왕릉 공간의 진정성과 완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복원 계획을 세우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조선왕릉의 복원 및 관리

문헌자료를 통한 보수 및 복원

조선왕릉의 능침공간은 보존이 잘 이루어져 특별히 보수공사가 이루어지기보다는 관리 차원에서 잔디 보식, 흙 파기 등 정도의 작업만 행해져왔다. 다만 제향공간의 목조 건축물들은 훼손 위험이 있는 경우 목재 교체, 기와 보수, 단청 도색 등의 보수작업이 이루어지고, 소실된 건축물들은 복원공사가 행해지기도 하였다. 보수작업의 경우에는 잔존한 건축물의 원형을 그대로 반영하여 이루어지며, 단청 도색과 같이 원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들은 산릉도감의궤와 같은 고문헌과 분야별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또한 복원작업은 1차적으로는 고문헌과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촬영된 사진 등과 같은 자료에 기초하며, 그 외에 철저한 발굴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통해 보다 과학적으로 복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조선왕릉의 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수림대도 지속적으로 가꾸어져 오고 있다. 수목의 경우는 조선왕조실록, 등록(謄錄) 등에서 나타나는 배식 기록과 옛 사진자료들을 참고하여 수종을 추출하여 재식하고 있다. 문헌에 언급된 우리 고유의 전통 수목들은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양묘장에서 육성하고 있어 전통적 수림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수목 분포 현황을 통해 앞으로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는 수종의 묘목을 미리 선정해 육성하려는 장기적 계획이 진행되고 있어서, 앞으로도 경관이 잘 보존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록 자료들에 기초하여 왕릉의 보수와 복원에 대한 계획이 세워지고, 이를 지원하는 인력 공급과 물자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행해지면서 왕릉의 물리적 진정성이 잘 유지될 수 있었다.

보호 및 관리 능력의 확보

현재 조선왕릉의 핵심지역은 대상지 자체가 국가 소유의 토지이며, 상위법에 해당하는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보호·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도시화 과정 속에서 능역이 축소되거나 훼손될 우려는 없다. 또한 세부적으로 각 왕릉은 전문 인력들과 관리시스템에 의해 효율적으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왕릉의 보호 및 관리에 있어 가장 우려가 되는 점은 화재와 같은 자연재해인데, 현재까지 이로 인한 대규모 피해가 없을 정도로 위험이 발생한 초기 단계에서 진화가 잘 이루어져왔다.

그 외 조선왕릉의 보호와 관리에 있어 완충지역의 경관에는 일부 문제가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현재 완충지역은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왕릉의 경관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새로운 건축 행위와 개발 행위, 형질변경 등에 제한을 하고 있어 더 이상의 대규모 개발행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각 지자체에서도 도시화된 지역을 제외한 산지나 농지 같은 녹지공간들은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어, 조선왕릉 완충지역에서의 녹지대는 잘 보존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릉은 도시화 과정 속에서 넓은 면적의 오픈스페이스(Open space)를 보존하였다는 점 그 자체에서 가치를 높게 평가 할 수 있다. 물론 완충지역의 경우는 1960-80년대 도시화, 산업화 과정속에서 많은 부분 개발이 진행되어 왕릉의 풍수적 전통경관과 배치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조선왕릉과 인접한 완충지역에 대한 보다 강화된 보호 및 관리계획이 동구릉, 태릉, 서삼릉에서 우선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앞으로 조선왕릉은 경관의 완전성 측면에서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